'머슬 메모리' 라는 말이 있습니다.
세계인의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도 등록된 말인데, 뜻은 대략 이렇습니다.
근육을 키워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운동을 오래 쉬었더라도 다시 시작했을 때 근육이 예전의 기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전보다 더 빨리, 더 쉽게 근육을 만들 수 있다는 건데요.
우리가 젊은 날 근력운동을 해 놓으면, 중간에 일상에 치여 운동을 잠깐 쉬게 되더라도 나이가 들었을 때 다시 시작하기가 훨씬 수월하다는 뜻입니다.
이유는 근육을 만들 때 생성된 핵 때문인데, 심지어 10년 동안 운동을 중단한 경우에도 근육 사이즈는 40%나 감소했지만 핵의 수는 전혀 변화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핵은 젊을 수록 더욱 잘 생성된다고 합니다.
지금 많이 만들어 놓으면 늙어서 허리 다리 어깨 아프다고 골골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겠습니다.
실제로 짧은 운동 경험이지만, 근육 만드는데 공을 들이고 나니 시간이 지나 헬스장에 오랜만에 가더라도 예전보다는 확실히 근육이 빨리 붙는걸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람마다 운동을 하는 목적은 다르지만, 저는 근육량 증가를 염두에 두고 노력했을 때 부수적으로 지방감량이 덤으로 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 근육량을 만약 1kg 늘리려면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할까요? 궁금해졌습니다.
60kg 기준으로 해보겠습니다.
다이어트와 근성장을 위해 여러 계산기를 공부해 보기도 했지만 결국 금세 얼마 안 가 포기하곤 했습니다.
너무 정형화된 틀은 지키기가 어렵고, 너무 정확히 지키려고 해도 어렵더라고요.
또 어디서 정보를 얻어야 하고 뭘 따라야 하는지 초보들은 어렵기도 합니다.
그런데 한국어로 되어 있고, 접근성도 높은 어플 중에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인바디'가 있습니다.
인바디 어플은 내 몸의 체성분을 알려주기도 하지만, 다이어트/근력증가 중 내가 원하는 목표를 선택하면 내 몸 상태에 따라 영양을 얼마나 섭취해야 하는지 알려 주는 프로그램도 탑재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해 보기로 합니다.
골격근 증가를 목적으로 설정했더니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근육 증가를 위해 당연히 운동도 중요하지만, 그만큼이나 먹는 것이 많이 중요한데요.
특히 식욕과의 싸움에서 항상 져버리는 제게는 식단이 더 중요합니다.
이 어플에서는 운동 루틴도 상세하게 알려주지만, 저는 그냥 운동은 제가 하던 대로 하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헬스라서 '내게 맞는 중량으로 힘들어 죽을 것 같을 때까지 한 부위를 조진다' 는 원칙은 똑같겠거니 하고요.
탄수화물은 매 끼니마다 현미밥으로 1공기 반, 고구마로 따지면 2개 반 가량, 바나나는 심지어 4개를 먹어야 합니다. 이렇게 탄수화물을 많이 먹을 수 있을까요...? 조금 걱정이 됩니다.
그보다 더한 건 근성장의 핵심이 되는 단백질입니다. 끼니당 39g이나 섭취해야 하는데, 계란을 거의 6-7개는 먹어야 그정도 단백질을 채울 수 있습니다.
역시 운동만큼이나 먹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 그냥 하는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방 섭취량입니다. 평소 저처럼 과자가 옆에 보이면 그냥 집어먹는 습관이 있으시다면, 어쩔 수 없이 견과류로 대체하셔야 할 것 같네요. 흑흑.
정말 쉽지 않습니다. 김종국형이 먹는 것까지가 운동이라고 했습니다. 운동 미친듯이 해 놓고 제대로 안 챙겨먹으면 그냥 노동이라고 했죠. 맞는 말인데 진짜 근육 좀 늘려보려니 여간 쉬운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10년 내내 해왔던 하체운동은 쉽기라도 하지, 상체근력 늘리기는 정말 남의 나라 이야기 같습니다.
어쨌거나 60kg 기준으로 근육량을 1kg 늘리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많은 양의 단백질을 먹어야 한다. 탄수화물과 지방도 못지않게 챙겨먹어야 한다. 고로, 클린식단으로 열심히 먹어주면서 운동을 빡세게 해야 한다. 네, 교과서 같은 정답이 나왔습니다. (허무하네요.) 쉬운 길이 어디 있나요 정도를 가면 그냥 성공하는 거겠죠. 저는 머슬메모리의 힘을 믿으며 그냥 젊은 날 앞으로도 10년, 20년 열심히 달려보렵니다. 그러다 보면 모르죠... 어느 날 확인한 내 근육이 엄청나게 뿜뿜 되어 있을 지도요.
뭐든 느려도 꾸준한 사람을 이길 수 없다고 믿습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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